해금배우기 2일차 (feat.비행기)

#2023.07.12. 소리를 내다.

정강보 국립국악원 소장

오늘은 해금배우 2일차! 지난 시간의 막연한 마음을 떠올리며 오늘은 조금 일찍 도착했다. 두 분이 먼저 오셔서 연습을 하고 계셨다. 해금을 꺼내 프린터 물건을 앞에 올려놓고 의자에 얌전히 앉았다. 왼손으로 입죽(대나무 기둥)을 잡고 오른손으로 활대를 잡고 엄지와 검지가 하트 모양이 되고 나머지 손가락을 가지런히 모아 가죽을 쥐는 형태로 만들었다.

바닥에 앉지 않고 이렇게 의자에 앉아 연주를 한다.

배운 대로 조심해서 활을 당겨 눌러본다. 아, 좋은 소리 안 나고 빽빽하게 시끄러운 소리만 난다. 옆에 계신 분들은 노래가 돼서 나오기도 하고 깜짝 놀랐다. 그래도 가져간 커피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조금씩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선생님이 오셔서 연습하는 우리를 보고 칭찬해주셨다. 쓸데없이 헤헤! 이 나이에 ㅋㅋㅋ

지난 번에 했던 기초적인 손 모양과 박자를 다시 복습해보고 오늘은 정간보 보는 법을 배웠다. 정간보는 음악 시간에 들은 적은 있지만 세종대왕이 창안한 우물 정자 모양의 국악기 보법이라고 한다. 정간보는 음의 길이, 즉 리듬을 가늠할 수 있는 유량 악보이다. 정간보의 기본 단위가 되는 정사각형 모양의 칸을 ‘정간’이라 부르며, 1정간은 1박이 원칙이다. 2정간은 2박, 3정간은 3박인 셈이다. 정간보에서 세로표 ‘ㅣ’는 활대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당기는 표시를 말한다. 활을 잡고 오른쪽으로 쭉이라는 뜻.반대로 가로 표시의 ‘-‘는 활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넣는 표시이며 뽑은 활을 다시 쭉 넣으라는 뜻이다.

상기 정간보’은 아주 간편하게 초보자 연주가 가능하게 됐다”비행기”노래의 악보이다.옆에 달린 숫자는 전 배운 왼쪽 손가락의 위치다.집게 손가락에서 중지, 약지까지 1,2,3의 번호로 인식하면서”ㅣ”이나 “-“의 표시에 맞추어서 활을 밀고 당기면서 연주하는 것이다.처음의 “톳”에 해당하는 소리는 “ㅣ”이므로 왼쪽 손가락 1,2,3번을 함께 밀면서 활을 오른쪽으로 끄는 것이다.2번째 소리인 “다”은 “-“이라 1,2번째 손가락을 누르면서 왼쪽으로 밀어넣는 것이다.그리고”비행기”의 다음 공란은 “계기”소리 같은 것을 밀면서 2박자로 천천히 연주하는 방식이다.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하고 마구 혼란스러웠지만 어느새 소리가 소리가 구분되고 노래가 되어 있었다.신기했다.저번 시간의 “피”소음이 아니라 뭔가 제대로 된 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지.물론 아직 깨끗하고 이것만 소리가 나지는 않았지만 피트와 소리가 구분된다”비행기”가 연주되는 경험이 너무 신비적이었다.나머지는 연습!정말 몇번을 연주했는지 모른다.계속 하고 다시 하다 보니어느새 끝날 시간이 되었다.마지막으로 한번 같이 연주를 했다.물론 안정된 소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노래를 연주하고 있다고 경험이 너무 즐거웠다.

저번에 배운 순서대로 해금을 케이스에 넣고 마무리!아, 오늘 뭔가 큰 일을 한 느낌이다. 내가 소리를 내다니! 점점 재밌어지는 이 기분 으하하하~ 너무 신난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은 두려움이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하면 설렘이 된다는 것을 오늘 다시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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